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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관해.

내 친구 하나는 정말이지 지인들의 결혼식에 잘도 다닌다.
가끔 주말약속이 있다고 하면 다섯번중 한두번은 꼭 결혼식이라고 한다. 내가 그래서 '너 이렇게 부조금만 내다가 결혼 안하면 너무 억울하겠다'라고 말했을 정도. 그래서 '누군데?'라고 물어보면 딱히 아주 친하다기보단. 그냥 같은 동문 선후배, 회사동료, 아는 사람등등. (아 쓰고보니 내가 이상한가?) 나는 결혼식엔 친한사람, 아니면 내가 꼭 가봐야 하는 사람의 결혼식에만 참석하는 편이다. 그러자 내 친구는 이번엔 나에게 묻는다. '너 그러다 니 결혼식에 몇사람 안오면 어떻게 할라구?' 그런다. 글쎄다. 결혼식을 할지, 이렇게 늙어죽을지 모르겠지만 내가 결혼식을 한다면 난 그렇게 아는 지인이란 지인은 다 끌어다 모은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다. 그러면 또 그런다. '그게 니 생각처럼 그런게 아니란다.' 물론 안다. 결혼은 나 혼자 하는게 아니고, 상대방 집안에서 보는 눈도 있고, 내가 아무리 미국 영화에서 나오는 연인들의 결혼식에 대한 환상(아주 단촐하면서도 가족적인 분위기에 춤추고 마시고 노는 분위기)이 있다하더라도 그건 말그대로 환상이자 동경일뿐이라고.

언젠가 나는 결혼식을 하면 손가락으로 딱 꼬집에서 정말 내 결혼식을 함께 즐겨주고 가슴으로 축복해줄 열사람만 부르겠노라고. 결혼식은 예식장이 아닌, 근사한 레스토랑식 식당을 빌려 오후 늦게까지 파티를 하고, 드레스도 여건이 허락되면 아주 간소하게 직접 만들어 입고 싶다고. 사진찍는거 좋아하는 친구들이 찍어주는 생활예식 똑딱이 사진조차 감사하게 간직하고 싶으며 정식사진은 신부화장하고, 드레스를 입은 다음 사진관에서 딱 한장만 기념으로 찍고 싶다고. 그리고 매 해 결혼기념일마다 그 드레스를 다시 입고 가족사진을 찍는거지. (물론 뒷트임은 해마다 계속 늘어나겠지만;;) 그리고 한사람 한사람에게 내 결혼식에 와줘서 고맙다고 인사하고, 선물도 드리고, 부조금같은건 쿨하게 안받고 싶지만..그래도 상황봐서 먹고 살아야지 않겠어?
결혼식은 간소하게! 하지만 모든이의 가슴에 보기 좋은 결혼식으로 남게!
결혼 할 때가 되었나? 왜 생전 안하던 결혼에 대한 얘길하냐면...
봄이 되니깐 여기저기서 결혼소식이 들려. 특히나 결혼선물로 청첩 좀 해달라는 얘기도 은근히 하구..근데 말이야. 그런 선물은 내가 내켜서 해야 하는거 아닌가? 청첩장 뭐 그리 비싼 것도 아닌데. 난 가끔 그런 선물을 해주고픈 마음이 내키지 않는 사람이 미리 선수치고 나오면 진짜 짜증나더라구. '내가 니 청청잡 해주는 사람이냐? 너 나한테 청첩장 맡긴거 있냐?' 라는 말이 목구멍에 가득이지만 이런 말도 좋은일 앞에서 해댈만큼 내가 왕푼수는 아니란말이다. 그냥 확실히 축복하고픈 마음은 반감되는거지.

연락도 없다가, '우리가 친한 친구였었나?' 할 정도로 단둘이서는 편하게 술한번..아니, 밥한끼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결혼한다고 1~2년만에 나타나서는 뻔질나게 문자 보내고 전화하고 싸이에 글남기고..참..보는 내가 다 낯간지러워 죽겠단 말이다. 대체 내가 왜 그 사람의 결혼식에서 머릿수를 채워줘야 하는지..이해못하겠다. 그냥..요즘 저렴한 하객알바도 많은데 그쪽이 빠를텐데 말이지..그 사람의 결혼식은 축복하고 축하해. 하지만 한사람이라도 식장으로 더 끌어모을라고 눈에 뻔히 보이게...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얘기야. 갈 곳이라면 내가 알아서 가니깐.
by 토끼 | 2007/04/11 11:29 | · 일상다반사 | 트랙백(1) | 덧글(17)
Tracked from 일일신우일신 at 2007/04/11 14:43

제목 : 결혼식에 대한 환상과 현실
토끼님 글 읽다가 제 얘기가 생각나서 트랙백 겁니다. 결혼 전에는 결혼식에 대한 환상이 참 컸었습니다. 순백색 드레스에 머리에는 꽃 화관쓰고 초록색 잔디가 깔린 야외에서 여러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맑게 웃고 있는 내 모습(?) 네.. 정말 제대로 환상이죠? ^^ 저 정도 환상은 이미 고등학교 졸업 이후 깨졌구요.. 그래도 결혼 직전까지는 큰 홀에 하객들 모아놓고 음식 대접하면서 (밥 먹고 도망 못 가게 문은 잠궈놓고) 결혼식을 ......more

Commented by 세상에대한잣대 at 2007/04/11 12:34
저도 올해 가게 될텐데 연락 한번안하다가 나 결혼해~~하면서 연락하기 뭐하더라구요 나중에 결혼하면서도 뒤통수에 얼마나 욕을할꺼야...

인간관계가 그리 넓지를 못해서 결혼식에 사람 많이 안올까봐 걱정이예요..
신랑.신부의 친구숫자를 보고 성격(?)을 평가한다는데 숫자가 문제가 아니라 정말 진실되게 축하해주는게 큰의미인것같은데...

오죽하면 하객 알바를 고용할까 생각중이예요...ㅠㅠ


Commented by 토끼 at 2007/04/11 13:04
아. 올해 드디어 결혼 하시는거에요??? 와~축하축하!!!
그러게 결혼할 사람 있으면 진즉 인간관계를 두텁게 하셨어야죠. ㅎㅎ
전 그걸 티나게 하는 사람이 싫다는거에요. ㅎㅎ
생전 연락없다가 결혼식하고 애기 돌잔치되면 연락하는거...-_-;;

역시 문제는 우리집안이 아니라 상대집안인겁니다. ;ㅁ;
Commented by 공룡 at 2007/04/11 13:10
ㅎㅎㅎ~제목보구 깜짝 놀랬다 ㅋㅋ
난 말이지... 주변에서 "너 OO결혼식 안갈꺼야?"라고 물으면 "3만원짜리는 안가"라고 대답해(본인에게는 미안하지만...). 예전에 첨 일 시작하구 다들 내가 돈 많아보였는지 아니면 내 영업용 멘트가 그리도 친근하게 느껴졌는지 선배들부터 시작해서 친하지도 않은 거래처 막내들까지 결혼식마다 청첩장을 직접 들고 왔었거든... 안갈 수도 없고...참... 생각해보니 그들도 참 그렇지...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고 싶겠지만 상대방은 배려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한때는 몇년 만에 연락 오는 친구들 전화를 받으면 (이년.. 만나자구 해놓구 청첩장 주겠군...)이런 생각부터 하게 되더라니까...
하튼...영양가 없이 돈나가는 것도 싫고, 얄밉고 그런거지 뭐...
Commented by 토끼 at 2007/04/11 13:22
3만원짜리. ㅎㅎㅎㅎ
그치; 안친한 사람들한테 얼굴 비춰주고 3만원 내고 밥먹고 오는 결혼식..
진짜 가고싶지도 않고, 주말을 할애하기도 싫고..
그리고 오랜만에 만나자는 것들은 십중팔구를 넘어 십중 십이더라.
Commented by 레이시님 at 2007/04/11 13:39
회사사람들같은 경우야.. 꼭 가고있고; (그만둬도 돌아올것을 알고있어서;;)
친구들은 좀 거르는 편이죠.
가야하는애들 안가도 되는애들~
친한친구들은 축의금을 얼마를 내던 아깝지 않은데.. 내가 가도 안올애들은 안가요. 돈도 아깝고, 거북스러워요.


저도 결혼할때 드레스는 내가 만들어입고 싶은데 그게 잘 될런지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토끼 at 2007/04/11 13:48
자네는 몸매가 되니 천도 얼마 안들것이야. 솜씨도 있으니 만들어 BoA~요.
Commented by 강냉강냉 at 2007/04/11 14:23
아...저도 별로 친하지 않은 듯 한데 청첩장주고 결혼식 오라고 압박비슷하게 주는 행태들에 혀를 내둘러요-_-
저희 회사는 직원이 많은 편인데 이 사원들끼리도 그게 강해서 예의상 안가도 돈을 내줘야하는 일이 많아서 불만입니다.
벌써 5주 연속 결혼식이 잡혀있어요ㅠ_ㅠ 이게 뭔...
Commented at 2007/04/11 14:2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토끼 at 2007/04/11 15:27
강냉강냉님. 직원많은 큰 회사는 그게 낭패. 그런 곳에선 빨리 결혼하는게 장땡.
그나저나 5주연속 결혼식이라니...덜덜덜...그걸 다 가시겠다는 말씀??

비밀글님. 저 역시 그런부분까지 이해합니다. 우리나라 결혼식 문화는 어쩔수 없죠 뭐. ^^; 제가 그렇다고 어른들까지 그런건 아니고, 저만 생각해서 결혼 할 문제도 아니니깐요...
Commented by 시마 at 2007/04/11 15:51
흠~ 맞아요!! 뭐~ 나중에 왜 연락안했냐는 빈말 듣는게 맘편하던걸요.ㅋㅋ
전 28일만에 급!! 결혼한 케이스지만서도~
정말 친한 사람이라면 굳이 연락안해도 오더라구요.-0-;;;;;;;
(욕은 디지게 먹었지만서도요.)

전 요새 친하지도 않은 사람이 본인 결혼날짜 잡았다고 오라고 하더만...대놓고 축의금 10만원낼꺼지?라고 말하더이다.-_-;;;;;;;
뭐냐고~!! 그래서 갈려고 했다가..안가는고다!!로 맘을 정해버린....
Commented by 토끼 at 2007/04/11 15:58
10만원? 요즘은 기본이 10만원인거냐?
그 친구 좀 글타. 어케 10만원 낼꺼지?라면 액수를 정해주냐. 고지서도 아니고..-_-
원래 안친하면 3만원, 좀 알면 5만원, 아주 친하면 뭐 괜찮은거 자잘한 살림으로 하나 사주는거 아닌가?
우린 친구끼리 돈 모아서 살림 하나 해주는 방향으로 하거든.
부조금은 어짜피..부모님 몫으로 들어가버리잖아;;;
Commented by 海月 at 2007/04/11 17:22
저도 뜬금없이 연락온 사람들의 결혼식 가기가 좀 싫더라구요. 대충 오는 사람들 미리 확인해서 얼굴 볼겸 나가볼 때도 있지만요. ㅎㅎ
Commented by 토끼 at 2007/04/11 17:39
왜 한동안 안보이다가 결혼 임박하면 동아리나 동창회 모임에 계속 얼굴 비추잖아요. ㅎㅎㅎ 진짜 얄미워..갑자기 전화하는 것들보다 더 얄밉;;
Commented by 보쌈 at 2007/04/12 09:57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서 위에 사진 제가 울 삼실분 결혼 사내 게시판에
게시할때 사용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떤분이..
신랑 신부 옷만 벗어놓고 어디갔냐고 ㅡㅡ; 변태같은 웃음을 날리시더라는...
이거참....
Commented by 토끼 at 2007/04/12 10:01
잘보면 신부가 웃짱까고 나간거죠. ㅎㅎ 그걸 알아보시다니~
Commented by 보헤미안 at 2007/04/13 13:44
혹 모르지만 전 다시 결혼식 하게 되면 히피들처럼 야외에서 맨발로 rock 음악 틀어 놓고 지인들이랑 술 쳐마시며 할 것 같아요. -_-
Commented by 토끼 at 2007/04/13 15:18
너무 양심없는거 아니니....................? 이 언니는 한번도...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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